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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리뷰] 보들레르 - 원수

김독서 2018. 11. 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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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레르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 

[Charles Pierre Baudelaire]





"내 인생은 처음부터 저주받았음이 틀림없습니다. 이러한 운명은 평생 계속되었지요." 

시인은 이렇게 자신은 태어나면서부터 저주를 받았다고 회고했다. 

프랑스, 파리의 우울, 악의 꽃, 금치산, 댄디즘. 시인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다. 

19세에 이미 현대성을 획득한 이 천재 시인은 

자신의 태생을 '저주'라는 무서운 단어와 결부시켰다.



보들레르는 1821년 4월9일 아버지 프랑수아 보들레르와 

어머니 카롤린느 드파이,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났다. 

환갑의 나이에 젊은 여인과 결혼한 그의 아버지는 

환속한 사제 출신으로 당대 자유주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대단히 지적이고 특이한 인물이었다. 

미술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췄고, 아마추어 화가이기도 했다. 

보들레르가 훗날 미술에 관한 비평과 스케치를 한 연유를 그의 핏줄에서 찾아볼 만하다









원수




내 젊은 날은, 여기저기 찬란한 햇살 비추었어도,

캄캄한 뇌우(雷雨)에 지나지 않았고;

천둥과 비바람에 그토록 휩쓸리어

내 정원에 남은 건 몇 개 안 되는 새빨간 열매.



이제 나는 사상의 가을에 다가섰으니,

삽과 쇠스랑을 들어야겠다,

홍수로 무덤처럼 커다란 구멍이 파인

물에 잠긴 대지를 새로이 갈기 위해.



그러나 누가 알랴, 내가 꿈꾸는 새로운 꽃들이

갯벌처럼 씻겨진 이 흙 속에서

신비한 생명의 양식 찾아낼 수 있을지?



오 이 괴로움이여! 「시간」은 생명을 좀먹고,

이 보이지 않는 「원수」는 우리 심장을 갉아먹어

우리가 잃은 피로 자라고 튼튼해진다!





보들레르 시집 <악의 꽃>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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