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독서의 책

<비너스의 탄생> 산드로 보티첼리 본문

예술리뷰

<비너스의 탄생> 산드로 보티첼리

김독서 2018. 10. 31. 16:56
반응형



비너스의 탄생






<비너스의 탄생>

The Birth of Venus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박물관 소장)


산드로 보티첼리 (Sandro Botticelli)

 


 



제작배경



16세기의 화가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의 

기록에 따르면 <비너스의 탄생>은 늦어도 1540년경부터 

당시 피렌체를 지배하던 메디치 가(家) 소유인 카스텔로의 

시골 별장(Villa di Castello)에 보티첼리의 또 다른 대표작인

<봄(Primavera)>과 함께 소장되어 있었다. 이를 근거로 

상당한 기간 동안 학자들은 두 그림이 한 쌍을 이루며, 

1480년대 당시 별장의 소유자였던 

로렌초 디 피에르프란체스코의 

주문에 의하여 함께 제작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로렌초의 1499년 재산 목록에 <비너스의 탄생>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봄>이 제작 당시에는 보티첼리의 

다른 그림과 함께 로렌초의 피렌체 시내 저택을 

장식했다는 문헌적 증거가 발견됨에 따라 

<비너스의 탄생>의 제작 배경은 다시금 모호해졌다. 



물론, 작품에 등장하는 월계수 및 오렌지 나무는 

메디치 가문의 상징들이고, 1540년에 메디치 가의 

소유였으므로, <비너스의 탄생>의 주문에 

메디치 가문의 일원이 관여하였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미술사적 견해이다. 한편, 기법이나 내용상으로 볼 때 

<비너스의 탄생>은 시골 별장을 장식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된 것이다. 

15세기 피렌체인들에게 있어 시골 별장은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인문학에 몰두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었다. 



이러한 별장들은 주로 감상자들을 즐겁고 편안하게 만드는 

전원적인 주제나 소유자의 지적 취향을 반영하는 신화적, 

철학적 소재의 그림들로 장식되었다. 이러한 그림들은 

패널화보다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캔버스화로 주로 

제작되었는데, 시골 별장은 시내의 저택과 같이 사교 모임이 

자주 이루어지지 않아 굳이 비싼 그림을 과시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비너스의 탄생> 역시 캔버스에 그려진 작품으로, 

그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복잡한 상징 및 시각적 은유들은 

당대 인문학자들의 지적 취향과 미적인 욕구를 반영한다.







구성요소의 의미와 주제



하늘의 신 우라노스가 자신의 자식들을 죽이자 부인인 

대지의 여신 가이아는 아들인 크로노스에게 복수를 명한다. 

이에 크로노스는 아버지의 생식기를 잘라 바다에 버리는데 

그 주위에 생긴 물거품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사랑과 미의 여신 비너스이다. 

그런데 <비너스의 탄생>은 이 탄생의 순간보다는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Homeros)의 시에 근거하여 

그 이후에 키테라 섬에 도착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화면의 왼쪽에서는 바람의 신 제피로스가 봄의 님프인 

클로리스 혹은 산들바람의 의인화인 아우라에게 안긴 채 

바람을 불어 비너스를 해변으로 밀어 보내고 있다. 

화면의 우측에서는 비너스의 수행원인 계절의 여신 호라 

중 봄의 여신이 비너스를 맞으며 그녀를 위해 옷을 

펼치고 있는데, 이 옷은 데이지와 수레국화 등 

봄 꽃들로 장식되어 있다.



이 작품의 주제에 관해서는 다양한 해석들이 존재하는데, 

먼저 당대 유행하던 신플라톤주의 철학의 이론을 

시각화한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15세기의 

신플라톤주의자들은 대부분 피렌체의 플라톤 아카데미아 

회원들이었다. 메디치가 소유의 별장에서 자주 열렸던 이들의 

회합에 보티첼리 역시 꾸준히 참석하면서 그곳의 

지적 분위기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플라톤과 15세기 

신플라톤주의 학자들은 비너스의 본성을 인간에게 

육체적인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지상의 여신'과 정신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사랑을 고취시키는 '천상의 여신', 

이 두 가지의 측면으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육체적인' 

아름다움과 사랑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한 차원 높은 '정신적인' 아름다움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보았다. 

즉, 외형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여신인 비너스의 모습을 

감상하는 행위는 인간의 마음을 초월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세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신플라톤주의자들은 비너스를 

우주의 조화에 대한 완벽한 인격화로 보았으며,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은 이러한 당대의 사상을 

시각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화면 우측의 인물을 봄의 여신이자 

피렌체의 의인화인 플로라 여신으로 보고, 이 장면을 

신플라톤주의적 인간성의 상징인 비너스가 토스카나 해안에 

도착함으로써 피렌체의 여명이 밝아오는 것을 표현했다는 

견해도 있다. 혹은, <비너스의 탄생>이 <봄>과 함께 결혼식을 

기념하기 위하여 그려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는데, 

두 그림 모두 사랑의 숭고함을 주제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조형요소와 표현 기법



<비너스의 탄생>은 보티첼리 특유의 부드러운 곡선과 

섬세함 세부 묘사, 그리고 우아하고 기품있는 

여성상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신체 표현에 있어 양감이나 무게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고, 

비례나 자세가 왜곡되어 있는 것 또한 보티첼리 작품들의 

일반적인 특징이다. 비너스는 오른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왼손과 머리카락으로는 음부를 가리고 있는데, 이러한 자세는 

비너스 푸디카(venus pudica), 즉 정숙한 비너스라는 

고전 조각의 특정 유형을 따른 것이다. 그리스 최고의 화가 

아펠레스(Apelles)의 <물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를 

묘사한 로마의 학자 플리니우스(Plinius)의 글이 

보티첼리 그림의 전체 구성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간주된다. 또한 비너스의 자세는 당시 메디치 가에 

소장되어 있던 유명한 고전 조각인 

<메디치가의 비너스>를 연상시키는데, 

보티첼리는 이 작품을 자세하게 관찰할 기회가 있었으며 

이 조각의 아름다움을 찬미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비너스의 탄생 [The Birth of Venus] - 산드로 보티첼리 (The Bridgeman Art Library, 지엔씨미디어)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