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독서의 책
2 - 헐뜯음에 관하여 / 김독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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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재판관이 되었을까 :(
언젠가,
남을 헐뜯는 게 문화처럼 된 직장에 들어왔다.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서로를 헐뜯는다.
이것을 지켜보는 나는 불편하고 자연스럽지가 못하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고
.
.
자연스럽게 남을 헐뜯는 내가 있다.
이것을 인지하였을 때
나는 나 자신이 너무 싫고
슬펐다.
그래서 생각을 해보았다.
어떤 일이든 이유가 있기 마련이므로
왜 나는, 왜 그들은, 타인을 헐뜯었을까...
이유는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
.
첫 번째로
남을 헐뜯음으로써 나의 편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확실한 내 편이 아니더라도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최소한 내 감정과 생각에 동조하는 공범이라고 위안을 삼는 것이다.
.
.
두 번째는
무리 속에서 나의 위치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한 무리에서 어떠한 생각을 가졌다고
말을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서 나의 영향력을 보고 싶은 것이다.
두 가지 모두 본질은 같다
"내가 심판받지 않으려고 남을 심판하려는 것"
그리고 이것을 반성하는 지금
나는 알베르 카뮈의 전락에 나오는 주인공
클라망스처럼 참회자가 된 것이다.
.
"모든 인간은 재판관이자 참회자이다."
그리고 이것은 또 반복될 것이다.
.
지금은 참회자인 내가
언젠가 다시 남을 심판하는 재판관이 될지 모른다.
세대가 거듭되고 인간은 다른 모습,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테지만
.
인간 기본 속성 자체는 변하지 않으므로 고칠 수 없다.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이 형국은
마치 지옥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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