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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 문학동네 / 김독서

김독서 2019. 1. 3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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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이야기




<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Schachnovelle


슈테판 츠바이크  / 김연수 (문학동네)










체스는 하늘과 땅 사이 

무함마드의 관처럼

이 범주들 사이를 부유하는 

문이요 예술이며, 

대립하는 모든 것들을 유일하게

연결해 주는 것이 아니던가?









기대 이상이었다.


내용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전개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체스 대결의 심리전으로만

읽히지 않고 시대적,

역사적 심리전의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다.


20세기 3대 전기작가라는

말은 과하지 않은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구절





P.18


"게다가 이 땅 위에 체스와 돈 이외의

다른 가치들이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니,

자기 자신에게 도취된 이유도 충분한 거지."






P.20


체스는 하늘과 땅 사이 

무함마드의 관처럼

이 범주들 사이를 부유하는 

학문이요 예술이며, 대립하는 

모든 것들을 유일하게

연결해 주는 것이 아니던가?


즉 태곳적인 것이면서도 영원히 새로운 것이요,

그 구도가 매커니즘적이면서도 판타지를

통해서만 작동하며, 기하학적으로 일정 공간에

제한되어 있으면서도 그 조합에는 무제한적이고

항상 자기 발전적이나 번식력이 없다.






P.46


사실 생각이 그렇게 실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버팀목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없으면 생각은 맴돌며

무의미하게 자전하기 시작하거든요.

생각도 무를 견디지 못합니다.







P.65


게임의 즐거움이 

게임의 욕망이 되었고,

게임의 욕망이 다시 

게임의 강박과 광기와 

광적인 분노가 되어 

깨어 있는 시간뿐 아니라 

차 잠자는 시간까지

파고들었습니다. 


전 오로지 체스만 생각했습니다.






P.103


시계태엽은 어둠속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당신의 시간을 재고 

들리지 않는 심장 박동 소리와 함께 

당신과 늘 같이 하는데도 


당신은 성급한 시선을 

수백만번 똑딱거리는 초침 위로

단 한 번 힐끗 던질 뿐, 

시계태엽의 긴장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P.147


아, 꽃병이 비겠네요.


일 년에 한 번,

당신 주위에 번지는 제 삶의

짧은 숨결이자 작은 호흡이었는데

그것도 사라지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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